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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동행 이야기
잿더미 위에 피어난 봄, 다시 시작하는 마을 이야기 "드림하우스의 첫걸음"
- 작성일2025/04/11 09:10
- 조회 675
“ 불길은 너무 빨랐고, 마을을 그대로 삼켰습니다.”
지난 3월 25일, 봄 기운을 재촉하던 바람이 갑작스레 비극을 실어 나른 날. 의성군 구계2리 마을엔 산에서 번진 불씨가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번져들었습니다.
마을은 그대로 불길에 휩싸였고, 오래도록 쌓아온 삶의 흔적들이 단 몇 시간 만에 잿더미가 되어버렸습니다.
“ 불길이 너무 빨라서 아무것도 챙기지 못했어요. 집에 돌아가보니, 식기가 하나도 남아있질 않았어요. 91살이신 옆집 할머니는 양말만 신은 채, 집을 지키시겠다고 호스를 붙잡고 계셨어요.”
그날의 긴박함과 절망은,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에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특히 마을 어르신들의 쉼터이자 삶의 중심이었던 경로당과 창고는 모두 불에 타버렸습니다.
함께 식사하고 안부를 나누던 공간은 이제 존재하지 않고, 일부 어르신들은 좁은 임시 공간에서 고단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계십니다.
그러나 지자체의 복구 지원은 아직 갈 길이 멀고, 행정적 절차는 생각보다 더디기만 합니다.
그 소식을 들은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은 지난 4월 4일, 주저 없이 마을로 향했습니다.
2010년부터 전국 곳곳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공간복지’를 실현해온 따뜻한동행은, 먼저 따뜻한 밥과 생필품을 실어 날라 어르신들의 마음을 어루만졌고, 이제는 산불로 무너진 ‘공공 커뮤니티 공간’을 다시 세우는 '드림하우스'로 두 번째 걸음을 시작합니다.
산불로 무너진 마을의 경로당, 그 공동체의 심장이었던 공간을 ‘드림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다시 세우는 것. 그건 단지 건물을 짓는 일이 아니라, 무너진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다시 사람을 잇는 일입니다.
시커멓게 그을린 마당 위로 아직 탄내가 희미하게 맴돌지만, 그 사이로 어르신들의 손끝은 어느새 봄을 심고 있습니다.
마음 한켠이 아려오는 풍경이지만, 사람들은 오늘도 묵묵히, 다시 하루를 시작합니다.
잃은 것도 많고, 남은 상처도 크지만 마을 어르신들은 조금은 다른 봄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드림하우스’는 무너진 경로당을 시작으로, 마을의 다양한 공공 커뮤니티 공간을 다시 세워가는, 그 봄에 온기를 더하는 작은 시작입니다.
단지 건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다시 연결되고, 마을이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 따뜻한동행이 그 봄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시작하려고 합니다.
잿빛 마을에 다시 연초록 희망이 피어날 수 있도록, 따뜻한동행과 함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