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과 함께 꿈꾸며 만들어가는
'장애 없는 따뜻한 세상'을 이야기합니다.

따뜻한동행 이야기

[일자리창출] '시각장애인 한국어 강사' 직무 창출로 주목받고 있는 한글러(Hanguler)!
  • 작성일2021/09/03 17:52
  • 조회 1,981

한글러_인터뷰



'한끗'팀은 사회적 문제를 비즈니스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이화여자대학교 인액터스에서 시작된 팀으로, 시각장애인의 한정적인 직업 선택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각장애인 업무 역량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자 <한글러>라는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2019년, 《제 2회 따뜻한동행 장애인 일자리창출 공모사업》 대상 수상 이후, 약 2년이 지났는데요. 그동안 한끗 팀이 추진해온 '한글러' 서비스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인터뷰로 전해드립니다!

 



Q. 한글러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글러시각장애인이 가르치는 일대일 온라인 한국어 교육 서비스로, 외국인에게 전화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장벽을 허물어 기회를 만들다.”라는 미션을 가지고 시각장애인 강사님들은 신체적 장벽을 허물어 한글러 강사라는 직업을 통해 자아실현의 기회를, 외국인 수강생들은 언어적 장벽을 허물어 세계 어디서든 한국어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what-is-hanguler-이미지
한글러_서비스_커리큘럼
 

한글러에는 3가지 커리큘럼-정규회화/프리토킹/시사회화-이 있으며, 구두로 레벨테스트를 진행한 후 수업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10분 또는 20분 강사님과 수업을 진행한 후에는 강사님께서 직접 작성해주시는 문법, 발음 교정/총평/새로 배운 단어가 포함된 피드백지를 학생에게 전송하고 있습니다.

 

Q. '한글러'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하게 되었나요?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자료조사를 하던 중 국내 시각장애인이 29만명으로 장애 유형 중 2위고, 후천적 발생이 92.4%인걸 알게 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하다보니 실업률이 비장애인 보다 높고, 취업자 중 많은 수가 안마업에 종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직종이 대부분 안마업이나 단순 노무직으로, 전문직종은 한정적이어서 실질적인 선택권을 제한받고 계셨습니다.


특수학교나 장애인 복지시설에서도 진로/직업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고 시각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부재하는 현실이었습니다. 다양한 직업교육을 제공받지 못하나 개발이 미비하고, 사회적 인식이나 물리적인 이동권의 제약으로 직업의 기회를 동등하게 제공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직업은 생계유지의 수단만으로는 여겨지지 않는데,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가질 수 있는 직업이 셀 수 있을 정도로 한정적이며, 시각장애인에게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소통하게 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문제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카페 손님과 게릴라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시각장애인의 사회적 경험과 여러 문제들에 대해 자신있게 말씀하시다가 본인의 직업소개는 피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심스럽게 여쭤봤을 때 원하지 않는데 안마사로 일하고 있어서 “배운게 도둑질이라” 말씀하시며 스스로 자신없게 소개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시각장애인이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말씀하시는 데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시각장애 대학생회를 알게 되어 한 시각장애 대학생을 만났을 때, 자신은 일반 교과 교사를 하고 싶은데 장애인이기 때문에 학교와 주변 사람들이 특수교사를 권해서 결국 진로를 바꾸게 되었다는 걸 듣게 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_한국어강사_교육_서비스시각장애인_한국어강사_교육_서비스
 



그 밖에 16명 이상의 시각장애인, 4명의 관련 기관 종사자 및 전문가를 인터뷰 하면서 “시각장애인이 자신감을 가지고 직업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 스스로도 위축되어 있어서 소통에 걸림돌이 되고, 특히 안마사로서의 직업 생활은 사회 생활의 의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들과 문화적 소통이 단절된다,” “꿈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주변의 고정관념과 인식으로 인해 진로계획이 영향을 받았다” 라는 말을 들으면서 시각장애 복지관과 학교 주변 사람들이 제안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나가고자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 올 해, 한글러 3기 강사교육을 통해 시각장애인 한글러 강사님들이 모집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한글러 3기 강사교육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매주 3시간씩 총 10주간 진행된 긴 프로세스였습니다.

 

한글러_3기_강사교육_프로세스

 

[STEP 1 한국어 문법 교육] 처음 3주 동안은 한국어 문법 교육이 있었는데요, 한국어교육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계신 연사님께서 진행해주셨습니다.

[STEP 2 한국어 교수법 교육] 그 다음에는 대학 부설 어학당 강사님께서 한국어 교수법 교육을 진행하여 외국인 발화자들이 자주 하는 실수, 그에 맞는 지도법 등에 관한 강의를 제공했습니다.

[STEP 3 보이스 트레이닝 수업] 이후에는 보이스트레이닝 수업도 진행하여 각 교육생 별로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에 맞는 목소리 톤을 찾고 전화 수업의 특성에 맞도록 명확하게 발음하는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STEP 4 실전 훈련] 마지막 3주 동안은 실제 한글러 강사가 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정규회화, 프리토킹, 시사회화 수업을 각각 진행해보시고 피드백지 작성 연습까지 함께 진행하여, 강사로 채용되시기 전에 실전 훈련을 미리 제공해드렸습니다.

이번 교육에는 총 13분이 교육에 참여하셨고, 10주 간의 강사 교육을 수강하신 분들 중 총 3분이 한글러 강사로 합류하셨습니다. 신규 강사님들은 수습 기간을 거쳐서 실제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습 수업을 진행하고 7월부터 정식 강사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Q. '한글러'를 운영하며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궁금합니다.


올해 5월달에, 강사교육생 분들과 저희 강사님들을 대상으로 작은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분들의 직업적 니즈를 저희 팀원들이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진행된 인터뷰였는데, 다들 한글러 강사가 어떤 의미인지를 말씀해주셨습니다. 거의 모든 분들이 한글러 강사라는 직업을 자아 실현의 수단이라고 인식하고 계셨습니다.

특히 한 강사님께서는  "시각장애인 커뮤니티에서 한국어 강사라는 직업이 새로운 직종으로 인식되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시고, 관련된 교육 과정을 만들려는 학교들도 늘어나고 있다." 고 말씀해주셔서 저희의 소셜 미션에 한발짝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강사님들께서 다양한 학습자들과 교류하고, 수업을 제공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신다고 말씀해주셔서 저희 역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한글러 한국어 강사님 두 분의 인터뷰도 진행되었습니다. 아래 포스팅 링크 또는 이미지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_한국어강사_교육_서비스 시각장애인_한국어강사_교육_서비스

한글러_시각장애인_한국어_강사_인터뷰 한글러_시각장애인_한국어_강사_인터뷰

한글러_시각장애인_한국어_강사_인터뷰 한글러_시각장애인_한국어_강사_인터뷰

한글러_시각장애인_한국어_강사_인터뷰 한글러_시각장애인_한국어_강사_인터뷰




 



Q. '따뜻한동행 장애인 일자리창출 공모사업'에 수상이 '한끗'팀에게는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2019년 장애인일자리창출 공모사업에 당선된 이후 한끗에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더 많은 시각장애인 분들을 만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저희의 사업적 목표를 구체화 시킬 수 있었습니다.


상금으로 받은 3천만원을 활용해 강사 교육을 진행하고, 서비스 고도화 및 차별화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작년 2020년에는 2기 강사교육을 통해 9명의 시각장애인 강사를 양성할 수 있었습니다.

시각장애인_한국어강사_교육_서비스

 

나아가 '한글러'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커리큘럼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이화여대 언어교육원과 협력하여 '한글러'를 대표하는 정규회화 커리큘럼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1월에는 한글러 웹사이트를 오픈해 수강생들이 직접 수업을 선택, 예약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따뜻한동행 공모전 수상금을 활용해 이렇게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2020년에 첫 MVP를 진행하여 2020년 6월까지 약 120명의 수강생 유입이 있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지금까지 대략 40여분의 시각장애인 분들께서 저희 강사 교육에 지원해주시고, 10명이 넘는 분들이 실제 강사로 활동하셨습니다. 학습자들은 80여개 국가에서 총 900여명의 학생들이 한글러를 거쳐갔습니다.


앞으로 저희의 목표는 더 많은 시각장애인 강사님들을 모시고 더 다양한 학습자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k-pop에 관심 있는 초급 학습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수강생들을 더 많이 모으고, 강사님들도 수업을 많이 진행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간접 고용을 통해 강사님들이 더 오랜 시간 일하실 수 있도록 할 예정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더 많은 강사님들을 모시기 위해 4기 강사교육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에는 3기 강사교육 수강 경험을 바탕으로 강사교육을 개선해 나가는 작업을 진행할 것 같습니다.

 


* 한글러 공식 웹사이트 *

http://www.hangulers.com/ko/home-kor/

 

* 한글러 공식 페이스북 *
Hanguler-한글러: Learn Korean Through Phone - 홈 | Facebook


 

* 제2회 따뜻한동행 장애인 일자리 창출 공모사업 '손 잡아 줄래?' 결선 현장 *

https://blog.naver.com/ddablog/221663673617



 

 




한끗 팀과의 인터뷰 잘 보셨나요? 시각장애인의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끗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사회가 개인이 가진 장애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들의 장점을 먼저 볼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장애의 유무에 상관없이 자신감을 갖고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작성: 따뜻한동행 블로그기자단 이서현 기자

편집: 따뜻한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