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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없는 따뜻한 세상'을 이야기합니다.

따뜻한 우체통

안녕하십니까. 좋은 소식만 전해 드리고 싶었는데..ㅜㅡㅜ
  • 작성일2023/01/05 11:18
  • 조회 2,550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데..좋은소식으로 찾아오지못해 죄송합니다..

제게 따뜻한동행은 은인과도 같은 곳이라서.. 새해 덕담으로 시작해서 항상 좋은 소식만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ㅜㅡㅜ

그런데 지금은..그저 죽고싶은 심정 입니다..

인생이 왜이리 가혹한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어릴적  희귀난치성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받고 오랜기간 암투병을 했습니다..  임상실험에 가까운 항암제와 40여번이 넘는 수술을 받았고, 30명의 환우들 중에서 5명 밖에 살아남지 못할정도로 힘든 나날들 이었습니다. 살아남아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지만..수술 휴유증으로 CRPS까지 생기면서 자살시도도 많이 했습니다..안개같이 흐린 나날들을 지내다가 어느날 문득 제정신이 돌아와 보니..

어머님께서 암에 걸리셨다는 군요..

안좋은 일은  연이어 온다고 하더니..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님도 뇌동맥협착증으로 쓰러지셨습니다...정신이 번쩍 들더군요..나 때문에 부모님이 아프신걸까? 나는 아프다는 핑계로 열심히 살지도 못했는데..효도한번 못해드렸는데.. 자책과 후회가 가슴을 저미었습니다.

그 이후로  미친듯이  재활과  자기개발에 몰두했습니다. CRPS 환부에  의족을 신을때는 통증으로 졸도도 많이 했습니다. 어떻게든 일어서겠다는 집념으로 살이 터질듯한 통증에도 계속 버티고 걸었습니다...그저 부모님께 당당한 아들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습니다..

피나는 노력끝에 자격증도 많이 취득하고 괜찮은 직장에도 취업했습니다. 열심히 살다보니 제 아픔을 이해해주는 여자도 만나게 됬습니다.

얼마전에는 따뜻한동행 도움으로 지원받은 의족을 신고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도 타고  공무원 시험에도 합격하고~ 드디어 그동안 고생한노력의 보상을 받는것 같아서 행복하고 기뻤습니다.

부모님도 기뻐해주시고 대견해 하셨습니다.

그런데..엊그제 행정센터에서.. 의료보호대상자에서  해제 된다는  전화를 받고.. 제 꿈들이  일상이..와르르 무너져 내렸습니다.  

저는 40번이 넘는 수술과 CRPS로 다리 신경이 많이 손상되었고  그로인해 약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약을 못먹으면 살아있는게 지옥이고 이성을 유지할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밀려옵니다. 의료보호대상에서 해제되면 약값으로 매월  80~100만원 가량 발생하고 부모님 의료비까지 포함하면  150만원 정도 됩니다. 저희집에서 저혼자 돈을 버는데..감당할 수 없는 의료비입니다..그동안은 의료보호대상자로 선정되어  약값의 일부만 낼수있게 되어 지금까지 버틸수 있었습니다.

의료보호대상 해제되면 저희가족 다죽습니다..말단 공무원  급여 190도 안되는데..약값으로 150만원씩 나가면 우리 가족은 무슨돈으로 밥을먹고 무슨돈으로 약을 탑니까? 아무리 애원해도 매뉴얼만 읽어 주시더군요..

알아보니 의료보호대상 해제 사유는  와이프 부모님의  재산 때문이었습니다.. 장인장모님은 제가 장애가 있어서 오랜기간 결혼을 반대하셨고  최근에 와이프와 타지역에 와서 몰래 혼인신고 올리고 살게 되었습니다. 이런상황에서  어느 장인장모님이 사위 병원비로 재산을 내어 주실까요? 빨리 이혼하라고 안하면 다행입니다. 차라리 친부모님 재산으로 의료보호 해제된다면 이해라도 할텐데..그런것도 아니고..장인장모님이 재산을 물려준 이후에 해제한다면 모를까..금전적으로  1원도 받은적이 없는데  해제된다니..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고 수긍이 안됩니다.

의료보호 해제사유가  장인장모님 재산 때문이라고 하면서..장인장모님의 부양을 안받겠다는 부양거부신청서는 또 돈때문에는  받아줄수가 없다고 합니다..무슨 논리로 만든 법인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현실은 저희부부는 죽으라는 겁니다. 약을타면 밥먹을돈이 없고..생활비로쓰면  약을 못타고..못 버티겠으면 이혼하라는 겁니다.. 이 상태면 저는 평생 혼인신고도 못하겠지요..

어제 의료보호대상 최종 해제 통보 받았습니다..ㅜㅡㅜ

앞으로 전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대한민국에서 저같은 사람은  결혼할 자격도.. 행복할 권리도 없는걸까요?  

암으로..CRPS로 아프고 힘들때도 버텼는데..

어제 와이프가 .."오빠 이제 우리 이혼해야해?" 하고 글썽거리는 눈을보니..제 마음이 ..그동안 버텨왔던 모든것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것 같습니다..

 

 

 * 와이프는 장애는 없지만 심리적인 트라우마가 심해서 일을 못하고 있습니다. 20대초반 일할때 폭력에 노출되어 현재 32살까지 일을 못하고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심장두근거림으로 지인도 거의없고.. 집안에서 생활합니다. 저만 바라보고 살아갑니다. 

 

  • 관리자 (2023/01/05 17:18)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금상 수상으로 저희 따뜻한동행에 기쁨을 전달해주셨는데, 이런 소식을 듣게 되어 너무나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따로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지나가다가 (2023/02/15 23:25)
    혼인한 딸의 부양의무자인 처가의 재산은 금융재산 2억원만 초과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금융재산이 많이 있는것일까요..ㅠ 안타깝네요.
  • 지나가다가.. (2023/05/20 08:40)
    나이 32세고 결혼으로 독립을 하였는데,
    남편도 아닌 노부모가 부양의무를 가진다는 것이 이해가 안가네요.
    정말 이상한 법입니다.
    해결이 되셨나 모르겠네요.